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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병상일지의 방법으로 살아난 좀비에게 물린 자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그 병자의 시신에 열을 가한 뒤 먹을 경우, 전염성을 갖는 좀비가 되고 이 경우 섭취 후 거의 즉시 좀비가 될 정도인데 사실 이정도로 잠복기가 없는 게 조선에겐 큰 행운이었다.
행정력이 우수한 조선이라 해도 전근대 시대의 한계상 잠복기 중인 감염자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걸 막기 어려운 데 최악의 경우 경상도를 포기한다는 선에서 막을 수 있을만큼 속도가 빠른 게 오히려 전염병이 더 번지지 않도록 했다.
좀비들은 언골에 서식하는 생사초, 그 벌레의 성질을 갖고 있다. 온도에 따라 활동하는데, 찬 성질을 좋아하여 봄, 여름에는 아예 깨어나지 못하고, 가을과 초겨울에는 밤 동안만 깨어나며 낮에는 시체로 돌아가고, 동지 , 입춘까지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항시 깨어있다.
찬 성질을 좋아하긴 하지만 추운 것도 정도가 있다. 시베리아, 북극 같이 아주 많이 추운 지역에서도 활동 할 수 있을진 의문. 다만 한반도 북방의 추위 정도는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과 불을 두려워하고 물에 빠질 시 체내의 촌충이 모두 빠져나가 주검이 되고, 불에 태울 시 그 주검도 살아날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은 좀비에게 물려도 발작을 일으켜 죽기 전에 물에 뛰어든다면 기생충이 빠져나가 좀비가 되지 않는다. 물과 불을 무서워 하는 것은 시체를 조종하는 벌레 나름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줄거리
늦은 밤, 한양 왕궁 강녕전에서 전 어의 이승희와 제자 단이는 비밀리에 왕의 침실을 방문한다. 그리고 왕의 침실에 들어가기 직전, 이승희는 단이에게 왕의 침소를 절대 엿봐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한다. 그러나 이승희가 침을 정리하던 중 단이가 탕약을 바치려고 할 때, 장막이 쳐진 침소에서 들리는 짐승 같은 소리를 듣게 되어 침소를 엿보게 되고, 침소 안에 있던 누군가에게 끌려가 공격을 당한다.
한편, 그믐에 왕이 두창 천연두로 쓰러진 지 10일이나 지났는데도 세도 가문인 해원 조씨의 수장 영의정 조학주와 조학주의 딸이자 왕비인 계비 조씨 이외에는 아무도 강녕전에 들어가 왕을 알현할 수 없게 되고 얼마 뒤 한양에서는 왕은 죽었다.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다 라는 벽서가 하룻밤에 100장이 넘게 붙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해원 조씨 일가는 한양성 인근 유생 89명이 벽서를 붙였다는 고변에 따라 유생들을 구속해 의금부에서 고문한다.
그리고 고문장에서 경석이라는 유생이 해원 조씨를 욕하며 지금의 무능한 왕은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라며 조학주와 심문관들에게 비난을 퍼붓자 조학주는 이 비난을 두고 역모를 인정하는 것이냐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한편 세자 이창은 이에 계비 조씨와 대면하고 그 자리에서 세자는 계비에게 왕을 뵙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두창이 옮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 당한다. 이에 세자는 정말 왕이 살아있는지 묻자 계비 조씨는 자신과 자신이 임신한 아우를 경계하는 거냐며 핀잔만 듣고 이후 세자는 왕이 있는 강녕전으로 향하려 하지만 자신을 따르는 내관들마저 자신의 발길을 막는 모습을 보자 이미 해원 조씨가 장악한 조정에 한탄을 하게된다.
방에 들어온 세자는 좌익위인 무영을 찾는다. 그리고 바로 전 사건에 대한 분을 참지 못했는지 책과 벼루 등을 집어 던진다. 그래도 좌익위의 농담으로 조금 화가 풀리자 무영에게 왕의 건강 상태를 기록하는 약방일기를 강녕전에서 몰래 가져올 것을 지시하고 이에 무영은 위험하다고 말리지만 세자의 강경한 의지에 동 트기 직전의 교대 시간을 알려준다.
그렇게 세자는 늦은 새벽에 강녕전에 잠입하여 약방일기를 찾던 중 내관들이 왕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하는 것을 몰래 엿듣게 되며 그리고 세자는 인기척에 몸을 숨기는데 문살 너머로 악취를 풍기며 으르릉대는 사람 형상을 가진 무언가의 그림자를 보게 되고 점차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며 옆에 있는 촛대를 집어들어 대비하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며 조용해지자 이상함에 조심스레 문 쪽으로 다가서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조학주의 아들인 금군 별장 조범일이 나타난다.
왕이 누운 침전으로 가려는 세자를 조범일이 칼까지 겨누며 막아서지만 세자는 그대로 침전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을 열어제낀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는 왕이 아닌 조학주만 있을 뿐이었다. 왕은 병세가 완화되어 자리를 옮겼다는 조학주의 말만 듣고 세자는 강제로 동궁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별 성과 없이 동궁전에 돌아온 세자는 무영이 가져온 약방일기를 보는데 왕이 고열로 위독하다는 기록을 끝으로 원래는 살아 있다면 왕의 병증에 대해서 매일 작성해야 하는 약방일기들이 적혀 있지 않은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강녕전에서 조학주가 말한 왕의 상태와는 다르게 적힌 일기를 통해 왕의 병세를 고의로 숨기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다. 또한 약방일기의 마지막에 적힌 기록을 통해 3년 전에 사임한 뒤 동래 지율헌에 있던 전임 어의 이승희가 며칠 전 입궁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기록을 보게 된 세자 이창은 잠행에 나갈 계획을 세운다. 이에 무영이 계비 조씨 때문에 말리지만 세자는 잠행을 강행한다. 한편, 동래의 지율헌에서는 의녀 서비가 영신을 비롯한 병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러나 영신의 핀잔대로 식량 난으로 인해 병자들도 굶어서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한양에 갔었던 이승희가 지율헌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한양에 같이 간 단이는 보이지 않고 검은나무 곽만 수레에 실려 함께 돌아온다.
서비는 불안한 마음에 싣고 온 나무 곽에 대해 묻지만 이승희는 말해주지 않고 장례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뒤에 싣고 온 관을 열어보니 같이 갔던 단이의 시신이 마치 짐승에게 공격 당한 것처럼 처참한 상태로 뉘어 있었다. 단이의 처참한 모습에 서비는 한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급히 따라가 이승희에게 물어보지만 이승희는 넋이 나간 듯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되뇌이고 그 시각 조학주와 신하들은 회의를 열어 앞의 벽보 사건을 두고 누군가가 왕을 폐위하고 세자 이창을 왕으로 만드려 했다는 서신을 증거로 내세워 이창을 역모죄로 잡아 들일 것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에 대제학 김순이 역모 서신의 출처를 묻고 어떤 고변자가 알려주었다는 답변을 듣자 해당 일개 고변자가 역모 참여자에 전체의 명단과 밀서가 오간 상황까지 아는데 정작 고변자의 신원은 밝힐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며 세자의 구속에 반대하는 한편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이 나라의 근간인 유림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그러자 조학주는 이를 비웃으며 지난 전란 때 자신들이 무기력하게 당한 이유가 전부 입으로만 나불대는 것밖에 못하는 유림 때문이라는 발언과 함께 김순의 앞에 벽서를 놓은 뒤 뒤통수를 부여잡고 책상에 처박아 버린다.
그리고 지난 전란 때처럼 탁상공론 시시비비만 가릴거냐며 국왕에 대한 충성을 운운하면서 신하들을 협박한 뒤 세자를 의금부로 압송하라는 지시를 내리는데 금군 별장 조범일은 세자의 거처로 가지만 세자는 이미 궁 밖으로 잠행을 나간 상황이라 궁궐에 없었고 조범일은 화풀이로 환관 한 명을 죽여버린 뒤에 세자의 수색을 지시한다.
한편 잠행을 나간 세자 이창과 무영은 한양의 빈민촌으로 가 이승희가 궁궐에 왔을 때 내의원에서 당직을 섰던 병사의 집을 찾아가 이승희의 행방을 묻는다. 그러나 이승희는 같이 온 종자가 위독하다며 이미 동래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이에 그 종자가 어떻게 위독했는지 묻자 병사는 두창 같은 질병이 아니라 마치 짐승에게 공격당한 것 같은 상처투성이었다고 증언해준다. 그리고 세자는 병사의 증언과 이전 밤에 자신이 강녕전에서 본 괴물을 떠올리고 궁궐로 돌아가지 않고 이승희가 있는 동래로 갈 결심을 하고 이에 무영은 길이 험하고 목숨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말리만 이창은 한양에서도 목숨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에 무영이 역모죄의 누명으론 해원 조씨도 세자를 공격하지 못한다고 반론하지만 세자 이창은 누명이 아니라 정말 세자 본인이 사발통문을 돌려 역모를 꾸몄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에 무영은 곧 왕위를 이을 세자가 왜 역모를 계획했는지 묻자 이창은 후궁 출신의 어머니를 둔 세자라 중전인 계비 조씨가 아들을 낳으면 폐세자가 되어 죽을 상황이라 역모를 꾸미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자신과 의금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있는 유생들을 위해 이승희 의원이 있는 동래로 향한다. 한편 조학주도 세자 일행에게 이승희의 행적을 알려준 병사를 고문해 세자가 동래로 간 것을 알게 되고 아들 조범일이 이승희를 죽여 입막음을 하자는 주장에 조학주는 세자와 달리 이승희는 아직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아들 조범일을 시켜 세자를 잡아오고 필요하면 죽여도 좋다는 지시를 내린다. 동래 지율헌에서 의원 이승희는 한양에서 돌아온 뒤로는 방에 틀어박혀 있는 상황이고 영신이 어디선가 구해온 사슴 고기로 병자들에게 저녁밥을 먹인다.
서비는 이미 산의 풀뿌리까지 바닥난 상황이라 처음엔 그 사슴고기를 의심하다가 가마솥에서 출산한 환자의 고깃국을 떠주다가 사람 손가락이 든 것을 확인한다. 손가락에 있는 특이한 반점으로 고기가 한양에서 죽은 단이의 시신임을 알게 된다.이에 서비는 영신을 창고로 끌고 가 단이의 시신을 먹이는 것에 항변하지만 영신은 기근에 먹을 것도 없는데 이런 인육 섭취는 백성들 사이에서 자주 있었던 사실임을 알려주며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인육을 먹인 거라고 말한다. 영신은 자기가 살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하겠다면서 화를 내고 서비는 아무 말도 못한다. 그 와중에 해가 지자 인육을 섭취한 사람들이 갑자기 거품을 물며 쓰러져 의식을 잃게 되고 또다른 의녀 한 명은 혼자서 사람들을 필사적으로 살려보려고 노력하던 찰나 죽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나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서비와 영신만이 창고로 대피해 문을 걸어잠가 당장의 안전을 확보하지만 문 아래로 피가 흘러들어오고 문의 틈새로 둘을 발견한 좀비가 문을 사이에 두고 그르렁거린다.